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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재난 시 신속한 대응과 기관 간 협업의 핵심은 ‘말이 통하는 현장’이다. 소방청이 전국 재난현장의 소통 혼선을 줄이기 위해 소방장비 명칭 303종을 전면 개선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소방청(청장 허석곤)은 16일, 기능과 목적 중심으로 소방장비 명칭을 직관적으로 바꾸는 ‘소방장비 명칭 개선·표준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태풍, 지진, 산불 등 대규모·장기화 재난이 일상화되면서 다수 기관과 장비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기관 간 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시·도별 또는 기관별로 각기 다른 장비 명칭을 사용, 재난현장에서의 오해와 지시 착오 등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반복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청은 지난 5월 현장대원, 정책 부서, 전문가가 참여한 ‘명칭 개정 전담팀(TF)’을 구성, 751종 소방장비 중 303종을 개선 대상으로 선정했다.
소방청은 장비를 8개 대분류로 구분하고, 사용 목적에 따라 세분화된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장비는 기술 발전이나 법 개정으로 기존 명칭이 기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타 기관과 혼동 우려가 있었다. 예를 들면, ‘스킨핀’은 ‘오리발’로, ‘K급 소화기’는 ‘주방용 소화기(K급)’로, ‘이동정비차’는 ‘정비지원차’로 변경된다. 개정 기준은 ▲소방기관 전용이지만 직관성이 낮은 장비 ▲기술 발전으로 기능이 달라진 장비 ▲법령 개정 등 외부 기준에 따라 명칭 일치를 요구받는 장비 등이다. 소방청은 오는 12월까지 소방장비분류심의회 의결을 거쳐 개정된 명칭을 전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며, 동시에 ‘소방장비 명칭 표기 기준에 관한 지침(가칭)’을 제정해 앞으로 새롭게 도입되는 장비도 일관성 있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실제 재난 상황에서 대원 간 또는 기관 간 원활한 의사소통은 신속한 재난대응의 기반이 된다”며, “향후 소방장비의 도입단계부터 현장의견을 수렴하여 장비의 기능과 목적을 중심으로 명칭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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