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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민원공무원 자살 위험 정조준, 고위험군 전주기 심리지원 첫 가동

기사승인 2026.09.09  00: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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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군인처럼 충격적인 사건과 위험 현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공무원부터 폭언과 동료의 자살 등에 노출되는 감정노동자, 재난으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까지 심리적 고위험군을 범정부 차원에서 관리하는 자살 예방대책이 처음 마련됐다. 특수직군과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예방부터 위험 진단, 치료와 회복까지 이어지는 심리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민원공무원에 대한 기관 차원의 보호와 재난피해자의 장기적인 심리 추적관리도 추진된다.

인사혁신처는 8일 국무회의에서 ‘특수직군·집단 자살 예방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마련된 9대 분야별 자살 예방대책의 후속 조치로, 그동안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심리적 고위험군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체계를 구체화한 것이다. 대상은 크게 공무원, 경찰·소방·군인 등 제복공무원, 감정노동자, 재난피해자 등 4개 분야다.

일선 공무원의 경우 민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언과 특이민원 등이 주요 보호 대상으로 포함됐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범정부 종합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민원 업무 담당자의 보호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재해예방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각 기관이 건강·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 건강검진과 심리검사 지원 등 공무원의 정신·신체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지원체계도 제도화할 계획이다.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는 현재 11개에서 16개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살 등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급박한 경우에는 직무를 즉시 중단하고 휴식을 부여할 수 있는 ‘긴급 직무휴지’ 제도도 신설한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민원이나 폭언·성희롱 등이 포함된 특이민원에 대해서는 공무원 개인이 감당하는 방식에서 기관이 대응하는 체계로 전환한다.

행안부는 기관 차원의 전담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폭언이나 성희롱 등 일정한 유형의 민원에 대해서는 담당 기관이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도록 민원 처리 예외 규정도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 군인 등 제복공무원은 사망 현장이나 사고·재난 등 충격적인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특성을 고려해 별도의 심리지원체계가 마련된다. 단순 상담에 머물지 않고 예방과 진단, 치료, 회복을 연결하는 ‘전주기 심리 지원’이 핵심이다.

경찰청과 소방청은 조직 차원의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예방활동을 추진한다. 경찰은 생명지킴 인식 개선 활동 등을, 소방청은 중앙특별감찰단 운영 등을 통해 조직 내 위험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확충하고 상담 역량을 높여 고위험군에 대한 상담 여건을 개선한다.

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기 위한 심리검사도 강화된다. 경찰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마음건강 종합검진 주기를 1년까지 단축하고, 해양경찰청도 연 1회 심리검사를 실시해 주의군과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예정이다. 치료와 회복 단계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와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마음건강 협력병원을 확대한다. 진료비 지원 등 실질적인 치료 지원도 함께 추진한다.

자살 예방체계는 공무원 조직 밖으로도 확대된다. 고객의 폭언이나 과도한 감정 요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감정노동자와 동료의 자살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노동자도 심리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보호 사각지대에 놓였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까지 감정노동 보호조치를 확대한다. 전화 상담원과 돌봄서비스 종사자 등 감정노동 위험이 높은 직종이 근무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문 상담과 컨설팅도 실시한다.

심리적 고위험군으로 확인된 감정노동자는 직업트라우마센터 등 관련 기관을 통한 전문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심리적 안정을 회복해 일상과 업무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난피해자에 대한 심리지원도 단기 상담에서 장기 관리 방식으로 확대된다. 재난이 발생한 직후에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던 심리적 위험이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는 재난 이후 심리적 위험군을 판별할 수 있는 평가기준과 후속조치 절차를 표준화한다. 기관별 대응체계 간 연계를 강화해 재난 현장에서 발견된 고위험군이 적절한 심리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재난피해자 집단을 코호트로 구성해 장기간 건강상태를 추적·관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심리지원 총괄·지휘 기능을 강화해 재난 이후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심리적 피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력을 높인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자살예방에 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여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특수직군 공무원과 감정노동자, 재난피해자 등 고위험 집단의 마음건강을 함께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저작권자 © 재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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