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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폭염 뒤 시간당 124㎜ 폭우, 2026년 여름, 폭염·가뭄·호우 겹친 ‘복합재난’ 현실화

기사승인 2026.09.04  09: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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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여름 한반도가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짧은 기간에 반복되는 극한기후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세 번째로 높았고 열대야는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의 76.1%에 그쳤다. 일부 지역에서는 장기간 비가 부족한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는 하루 수백㎜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같은 계절 안에서 지역별 기상 양극화도 뚜렷했다.

기상청이 2026년 6월부터 8월까지의 기후 특성과 원인을 분석한 결과, 올해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4도로 평년보다 1.7도 높았다. 1973년 이후 54년간 기록 가운데 2025년 25.7도, 2024년 25.6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무더위는 여름 내내 일정하게 이어진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급격하게 강해졌다. 6월에는 바렌츠해에서 북시베리아에 걸친 블로킹의 영향으로 상층의 찬 공기가 자주 유입됐지만 7월 중순부터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이 강해지면서 기온이 크게 올랐다.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는 전국적으로 고온이 이어졌고, 이후 8월 하순에도 다시 이상고온이 나타났다. 특히 7월 말부터 8월 초에는 경남을 중심으로 극심한 폭염이 집중됐다.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경남지역 일최고기온은 7일 연속 해당 날짜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2일 양산에서는 42.5도가 관측됐고, 8월 3일 합천에서도 40.2도까지 올랐다.

일최고기온 39도 이상 발생 횟수도 이례적으로 많았다. 2010년 이후 83개 종관기상관측지점을 기준으로 2026년에는 총 42회 발생해 2018년의 38회를 넘어 가장 많았다. 양산 42.5도, 합천 40.2도, 밀양 39.3도, 진주 39.0도 등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 사이 극한 고온이 집중됐다. 폭염의 중심은 8월 초 수도권을 포함한 서쪽 지역으로 이동했다. 8월 4일부터 8일까지 태풍 제13호 ‘돌핀’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동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서쪽 지역의 기온이 상승했다.

8월 상순 전국 평균기온은 29.1도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폭염일수 역시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여름철 전국 폭염일수는 21.5일로 평년 10.6일의 약 두 배에 달해 역대 6위를 기록했다. 충북과 전라 일부, 경상내륙에서는 폭염일수가 30일을 넘었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름철 전국 열대야일수는 18.2일로 평년 6.5일의 약 2.8배에 달하며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서쪽 지역과 남해안, 제주, 대도시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30일 이상 발생했고, 광주·남원·완도·구미 등 11개 지점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열대야가 기록됐다.

반면 비는 전체적으로 부족했다. 여름철 전국 강수량은 558.6㎜로 평년 727.3㎜의 76.1% 수준에 머물렀고, 강수일수도 31.2일로 평년보다 7.3일 적었다.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여름철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은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장마철부터 지역별 강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올해 장마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이 6월 30일, 중부지방이 7월 1일 시작돼 평년보다 늦었다. 종료 시점은 제주도 7월 19일, 남부지방 7월 25일, 중부지방 7월 26일로 평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정체전선이 전국에 고르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지역별 상황이 크게 갈렸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218.6㎜로 평년의 60.3%에 그쳤고,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강수량은 평년 대비 각각 41.9%와 33.2% 수준에 머물렀다. 중부지방에 비가 집중되는 동안 남부지방과 제주에서는 폭염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구조가 나타났다.

비가 적었던 지역에서는 가뭄이 이어졌다. 여름철 전국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23.4일이었으며, 6월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7~8월에는 강수량이 적었던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상가뭄이 나타났다. 특히 경남은 7월 초부터 가뭄이 이어지면서 여름철 기상가뭄 발생일수가 48.2일에 달해 역대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강수 부족이 여름철 전체를 관통한 것은 아니었다. 8월 중순 이후 일부 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집중됐다.

8월 15일부터 18일까지는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접근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경남해안에 많은 비가 내렸다. 8월 17일 거제에서는 1시간에 124.5㎜의 비가 쏟아져 시간당 강수량 극값을 경신했고, 이날 하루 강수량은 654.3㎜로 전국 62개 지점 기준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거제에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 모두 968.1㎜의 비가 내렸다. 이는 거제의 여름철 강수량 평년값 935.1㎜를 넘어선 양으로, 평년 연강수량 1930.3㎜의 절반에 해당한다.

8월 말에도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8월 30일부터 31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충청과 전라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렸으며 전남 보성과 영광 등에서는 시간당 100㎜가 넘는 매우 강한 비가 관측됐다. 8월 30일 보성군에서는 시간당 124.6㎜, 8월 31일 낙월도에서는 107.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폭염과 가뭄이 이어진 뒤 특정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집중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올해 여름에는 극한기후의 지역적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한 지역에서는 물 부족과 고온이 이어지고 다른 지역에서는 짧은 시간에 대규모 강수가 발생하는 등 재난 위험이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바다 역시 고온 상태가 뚜렷했다. 여름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24.3도로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남해 평균 해수면 온도는 25.4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으며, 동해와 서해도 각각 24.2도와 23.2도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7월 하순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해수면 온도가 다시 빠르게 상승했다. 8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27.5도였으며, 8월 하순에는 28.0도까지 올라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의 특징을 폭염·호우·가뭄이 단순히 개별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서로 다른 극한현상이 동시에 또는 연이어 발생하고, 같은 시기에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기상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도 폭염·호우·가뭄의 극한기후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짧은 기간에 서로 다른 극한 현상이 동시에 또는 연이어 발생하거나 같은 시기에도 지역에 따라 다른 현상이 나타나는 등 기후변동성이 커지고 지역 양극화와 복합재해의 위험이 뚜렷하였다.”라며, “기후위기가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 ‘열대야주의보’,‘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신설하여 방재기상서비스를 강화하고자 하였고, 앞으로도 방재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기후재난에 대한 대비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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