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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온난화가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해양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방식도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크게 상승한 데 이어 고수온이 장기간 지속되는 해양열파가 급증하면서, 단순한 해양 관측을 넘어 수산업과 해양생태계, 나아가 폭염·호우 등 육상 재난까지 연계한 관리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2016~2025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8.1℃로 1991~2020년 평년보다 0.7℃ 높았다. 특히 최근 10년의 상승 속도는 10년당 1.2℃로, 1991~2015년의 사실상 정체됐던 흐름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고수온의 장기화도 뚜렷했다. 최근 10년간 해양열파 발생일수는 연평균 83.3일로 평년 22.6일의 약 3.7배에 달했다. 고수온 현상이 일시적인 계절적 현상을 넘어 연중 상당 기간 이어지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동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동해의 최근 10년 평균 수온은 평년보다 0.8℃ 높은 18.4℃였으며, 해양열파 발생일도 연평균 96.1일에 달했다. 수심 300m까지 축적된 열 역시 동해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내면서 해양 내부의 열 축적이 표층 수온 상승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이상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미래 전망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상당 부분 전제한 경우에도 21세기 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이 최근 10년보다 1.5℃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배출이 중간 수준으로 지속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상승폭이 2.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동해의 경우 상승폭이 더욱 컸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1.8℃, 중간 수준 배출 시나리오에서는 2.5℃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양열파의 변화는 더 직접적이다. 21세기 말 해양열파 발생일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연간 약 304일, 중간 수준 배출 시나리오에서는 약 320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와 같은 고수온 기준을 적용하면 1년 대부분의 기간이 해양열파에 해당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정부의 해양 기후위기 대응정책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해양 안전관리 체계가 주로 특정 시기의 고수온이나 이상수온 발생을 감시하고 피해에 대응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장기간 축적되는 해양 열과 해양열파를 상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수온 상승은 수산생물의 서식환경과 어종 분포, 양식업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수온이 장기화될 경우 수산업 피해가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계절에 한정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해양 온난화가 육상 재난과 연결될 가능성도 정부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바다는 대기와 열과 수분을 지속적으로 교환하는 거대한 기후 조절 시스템인 만큼 해양의 열 축적이 대기 순환과 수증기 공급에 영향을 주면서 폭염과 집중호우 등 극한기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최근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은 상태를 보이는 등 해양의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도 해수면 온도 상승과 해양열파 발생 일수 증가 등 기후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지구시스템에서 해양은 대기와 긴밀히 상호작용하는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로, 폭염·호우 등 극한 기상현상과도 연관되어 국민 생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예측 총괄기관으로서 해양의 기후변화를 면밀히 감시하고 신뢰도 높은 전망정보를 제공하여 기후위기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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