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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발생한 뒤 현장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 징후를 인공지능(AI)으로 먼저 찾아내고 필요한 조치를 앞당기는 행정체계 구축이 본격화된다. 산불 확산과 연기 이동부터 침수 위험, 치매 고령자의 이동 경로, 반복 민원 발생 가능성까지 AI가 분석해 현장 대응과 사전점검으로 연결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행정안전부는 ‘AI 민주정부’ 실현을 위한 30대 혁신과제와 공공부문 AI 서비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안전·생활불편 분야 4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AI가 단순히 위험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측 결과를 실제 현장 조치로 연결하는 것이다. 위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대피와 진화, 재난 관제, 관계기관 공동대응, 시설 사전점검 등의 판단을 지원함으로써 사고 발생 이후 대응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직접적인 재난 대응 분야에서는 산불 확산을 AI로 예측한다.
산림청은 ‘AI 기반 산불·연무 확산 감시·예측’ 체계를 개발한다. 과거 산불 피해지역에서 축적된 확산 자료에 기상과 지형, 산림 내 연료 정보를 결합해 산불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번질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연기의 이동 경로까지 예측해 주민 대피경로와 진화 인력·장비 투입경로를 제시한다. 산불 발생 이후 현장에서 지휘관이 판단해야 하는 대피와 진화 동선을 AI 분석 결과가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침수 등 재난 위험을 포착하는 지능형 CCTV 관제도 강화된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217개 통합관제센터에서 운영 중인 CCTV를 활용해 위험 상황과 침수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재난 관련 학습데이터 가운데 민간이 확보하기 어려운 자료도 별도로 구축해 지방정부와 기업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CCTV 영상이 단순한 사후 확인 자료에 머무르지 않고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찾아내는 재난 감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치매 고령자의 실종이나 위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AI 시스템도 경남 밀양시에서 구축된다. 밀양시는 ‘AI 기반 이동 경로 예측 시스템’을 마련해 연말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능형 CCTV와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이용해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축적된 정보를 기반으로 고령자의 예상 이동 경로를 분석하는 기능을 구현한다.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관련 정보가 통합관제센터와 경찰, 소방에 신속하게 공유되도록 해 개별 기관의 대응을 넘어 관계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공동 대응체계를 지원한다. AI의 적용 범위는 재난뿐 아니라 반복되는 생활불편으로도 확대된다. 경기도 화성시는 ‘문제해결형 도시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연말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민원 접수·처리 이력에 지역과 시설, 계절 등의 요인을 결합해 특정 지역이나 시기에 민원이 반복될 가능성을 분석하고, 담당 부서가 사전에 점검해야 할 대상과 필요한 조치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반복적으로 접수되는 민원이 발생한 뒤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 민원 데이터를 통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시기를 찾아 시설이나 환경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 목표다.
황규철 인공지능정부실장은 “위험 신호를 더 일찍 발견해 대응 시간을 확보하고, 같은 불편이 반복되기 전에 개선하는 것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 행정”이라며, “산불 대응부터 생활안전, 민원 예방까지 현장에 필요한 인공지능 서비스 구축을 지원해 국민의 안전과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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