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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은 쏟아지는데 소각장은 못 짓는다, 주민 불신·지역갈등에 막힌 처리시설 확충”

기사승인 2026.09.10  0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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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지방정부의 소각시설 확충이 주민 반발과 입지선정 갈등에 가로막히면서 정부가 소각장 설치 절차 자체를 손질한다. 타당성 조사에 대한 주민 불신부터 입지선정위원회의 대표성 논란, 소각시설이 들어서는 지역과 폐기물을 배출하는 지역 사이의 편익 불균형까지 갈등을 키워온 구조를 단계별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자체 소각시설 확충 시 주민 수용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재활용이나 소각 등 별도의 처리 없이 생활폐기물을 매립지에 그대로 묻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다. 매립지 부족 문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등을 활용해 폐기물을 자원과 에너지로 전환하는 순환경제 체계로 바꾸는 것이 정책의 목적이다. 수도권에서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2016년 1월 1일부터 직매립 금지가 시행됐으며, 수도권 외 지역에는 2030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직매립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각 등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이 필요하지만, 실제 지방정부의 시설 건립 과정에서는 주민 수용성 확보가 주요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소각장 입지 후보지를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조사 결과와 위원회 구성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면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국민권익위는 이러한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타당성 조사에 대한 주민 불신, 입지선정위원회의 주민 대표성 부족과 의견수렴 미흡, 소각시설 설치 지역과 편익을 얻는 지역 사이의 상생 논의 절차 부족 등을 제시했다. 먼저 소각시설 후보지의 환경적·기술적·경제적 적합성을 판단하는 타당성 조사부터 객관성을 강화한다.

타당성 조사는 소각시설 입지를 결정하기 위한 핵심 절차지만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사 결과의 편향성이나 행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었다. 주민들이 조사 결과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면서 이후 입지선정 과정까지 갈등이 확대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국민권익위는 이 같은 불신을 줄이기 위해 2개 이상의 전문기관이 조사 결과를 교차검증하는 방안 등 타당성 조사 단계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5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하나의 용역기관이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별도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다시 검증하도록 해 오류나 편향 가능성을 줄이는 방식이다.

입지선정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도 바뀐다. 현행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입지선정위원회는 주민대표와 전문가, 지방의원, 공무원 등으로 구성되며 소각시설 입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주민대표를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위원회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등을 놓고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입지선정 절차가 지연되거나 주민과 지방정부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는 경우가 있었다.

국민권익위는 주민대표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필요한 경우 입지선정위원회가 주관하는 숙의형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병행하도록 개선안을 마련했다. 단순히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수준을 넘어 입지선정 과정에서 주민이 정보를 확인하고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제도화한다는 취지다.

소각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에 부담이 집중되는 문제도 제도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소각시설을 설치하는 지역은 시설 운영에 따른 부담을 직접 감당하는 반면 다른 지역은 폐기물을 배출하면서 소각시설이 제공하는 처리 기능의 편익을 공유하게 된다. 설치 지역과 폐기물 배출 지역 사이의 부담과 편익이 일치하지 않는 구조가 지역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소각시설 입지가 최종 결정되기 전인 타당성 조사 단계부터 설치 지역과 편익 지역 사이의 지역상생 방안을 검토하도록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소각시설 주변 주민지원 방식도 피해에 대한 보상 중심에서 지역발전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제시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제도개선이 소각시설 자체의 확충뿐 아니라 입지선정 과정에서 반복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한 의사결정 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 정일연 위원장은 “공공 소각시설 확충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핵심 전제 요건이다.”라며, “이번 제도개선은 소각시설 입지선정의 객관성과 공정성 강화 등 소각시설 설치 과정의 의사결정 구조를 재설계한 것으로 입지선정을 둘러싼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저작권자 © 재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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