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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는 가족이 모이고 불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시기다. 동시에, 화재 위험이 가장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기간이기도 하다. 최근 5년간의 통계는 명절이 ‘안전 사각지대’로 변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소방청이 설 연휴 기간 화재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연휴 기간에만 전국에서 2천6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매년 명절마다 평균적으로 하루 100건 이상의 화재가 이어졌고, 그 대가로 인명 피해와 수백억 원대의 재산 손실이 발생했다. 연휴 하루하루가 사실상 ‘상시 화재 발생일’과 다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화재는 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움직이는 시간대에 집중됐다. 점심 이후부터 저녁 초입까지, 식사 준비와 난방, 외출 준비가 겹치는 시간에 화재가 가장 잦았다. 가족이 모여 분주해질수록, 불은 틈을 탔다.
장소별로 보면 위험은 멀리 있지 않았다. 화재의 가장 큰 비중은 주거공간에서 발생했다. 연휴 기간 발생한 화재 3건 중 1건은 집에서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단독주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취약한 공간으로 드러났다. 평소보다 아파트 화재 비중이 낮았다는 점은, 관리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주택에서 명절 위험이 집중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원인은 명확했다. 대부분의 단독주택 화재는 시설 결함이 아니라 사람의 부주의에서 시작됐다. 불씨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거나, 불을 사용한 뒤 확인을 소홀히 한 경우가 반복됐다. 명절 기간 단독주택 화재에서 불씨 방치와 화기 관리 부주의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상시보다 훨씬 높았다. ‘잠깐 괜찮겠지’라는 판단이 그대로 화재로 이어진 셈이다.
특히 쓰레기 소각, 음식물 조리, 난방 보조기구 사용처럼 명절에 늘어나는 행동들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평소에는 문제되지 않던 습관이, 연휴라는 시간대와 겹치면서 사고로 증폭됐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명절에는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가정 내 화재 위험도 함께 커진다”며 “조리 중 자리 비우기, 불씨 방치 같은 사소한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장시간 외출 전에는 가스 밸브와 전기 사용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달라”고 강조했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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