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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사고를 발생시키거나 법 위반이 확정된 사업장들이 대거 공개됐다. 정부가 산업안전 관리 실패에 대해 기업 책임을 정면으로 묻는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확정된 사업장 가운데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재해 은폐·미보고 등 중대한 관리 부실이 확인된 376개 사업장의 명단을 공표했다. 이는 산업재해 발생 실태를 공개하도록 한 현행 법령에 따른 조치다. 이번 공표 대상에는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 근로자 1만 명당 사망자 수가 업종·규모 평균을 웃도는 사업장, 화재·폭발·위험물질 누출 등 중대산업사고 발생 사업장, 산재를 고의로 숨기거나 반복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사업장이 포함됐다. 사고 발생 시점이 과거라도, 2025년에 형이 확정된 경우 이번 명단에 반영됐다.
최근 3년간 이미 공표된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름을 올린 사업장도 확인됐다. 공표 이력이 있는 사업장 가운데 6곳은 재공표됐고, 사업장은 달라도 동일 기업 소속으로 반복 포함된 사례는 18곳에 달했다. 대형 건설·중공업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구조적 안전관리 부실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은 총 11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원청과 하청이 동시에 연루된 사고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뒤에도 관리 책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례로 분류됐다.
사망만인율이 업종·규모 평균 이상인 사업장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29곳에 달했다. 장기간에 걸쳐 사고가 누적된 사업장과 공공기관·대기업 사업장도 다수 포함되면서, 단순한 개별 현장이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험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화재·폭발·유해물질 누출 등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7곳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포함됐다. 이들 사고는 작업 공정 관리와 설비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산업재해를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은폐 사업장은 2곳, 최근 3년간 재해를 반복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사업장은 9곳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단순 행정 위반이 아닌, 노동자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원청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하청 근로자의 사망사고 비율이 원청보다 높은 원청 사업장 2곳도 별도로 공개됐다. 제조업과 철도·전기업 등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원·하청 통합 공표 기준이 적용됐다. 또한 법 개정 이전에 발생했으나 중대재해 성격이 명확한 과거 사고 사업장 16곳도 포함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공표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국민 주권 행사의 전제조건이며, 기업의 산재예방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 안전보건공시제 도입과 재해조사보고서 공개 등을 통해 기업의 안전보건 정보가 보다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현장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강화를 유도하겠다.”라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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