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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과 공장 등 시설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산림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산림 당국이 현장 적용을 전제로 한 화재 확산 차단 대책을 마련했다. 건축물 화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티가 산불로 이어지는 경로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시설물 화재 시 발생한 불티가 인접 산림으로 전이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건축물 화재 산불 비화 방지 대책(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최근 산림 인접 지역에서 시작된 화재가 산불로 확대되는 사례가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실제로 올해 1월 초부터 중순까지 발생한 산불 26건 가운데 8건은 산림과 맞닿은 시설물에서 시작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 광양과 부산 기장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건축물 화재 과정에서 발생한 불티가 산림으로 옮겨 붙은 사례로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실내 실험과 현장 분석을 통해 건축물 붕괴 과정이 산불 전이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화재 진압 중 고온과 수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구조물이 무너질 경우 다량의 불티가 발생·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화염 중심부 온도는 약 1,200℃까지 상승했으며, 산림과의 거리가 50미터 이내일 경우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진화 방식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물을 직접 분사하는 방식보다 안개 형태로 살수하는 방식이 불티 발생과 확산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사 살수 방식은 직사 방식과 비교해 불티의 이동 거리와 발생량, 크기를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었으며, 산림 내 착화 가능성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건축물 화재가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 강화 ▲산림 인접 시설물 주변 가연물 사전 정비 ▲초동 진화 시 건물보다 주변 산림을 우선 살수해 방어선 형성 ▲건축물과 산림 사이 이격 공간 확보 및 안전 공간 조성 확대 등 4단계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산림과학원은 이번 대책이 시설물 화재 대응 방식과 산불 예방 전략을 동시에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기 대응 단계에서 산림 보호를 병행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원명수 과장은 “불티가 바람을 타고 산림으로 전이되는 순간 대형 산불로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라며 “위험 인지와 가연물 관리, 현장 대응 방식 개선, 안전공간 확대를 병행해 건축물 화재로 인한 산불 피해를 구조적으로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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