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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본격적인 겨울을 맞기도 전에 인플루엔자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방역당국이 관계 부처를 총동원해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고 나섰다. 10월 17일 이미 유행주의보가 내려졌고, 최근 한 달 동안 환자 수는 두 배씩 폭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1월 17일 의료계 전문가와 복지부·교육부·식약처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제7차 회의’를 개최해 전국적 확산 조짐을 보이는 인플루엔자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먼저 45주차(11.2~11.8)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50.7명이다. 이는 전주(22.8명)의 두 배 이상이며, 최근 10년 같은 시기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7~12세 연령층은 138.1명으로, 이미 지난 절기 정점 수준을 찍었다. 정부는 “학령기 아동 중심의 폭발적 전파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러스 검출률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45주차 검출률은 35.1%, 전주 대비 16.1%p 증가한 수치다. 유행 바이러스는 대부분 A형(H3N2)이며,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변이나 치료제 내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외국의 경우 WHO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44주차 주당 보고 환자 수가 전년 대비 15배, 중국은 양성률이 전주 대비 두 배, 영국은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하는 등 주요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유행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외 상황이 국내 장기 유행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질병청은 예방접종 독려, 의약품 공급 모니터링, 학교 감염병 대응 강화 등 다부처 협력 체계를 가동 중이다. 먼저 복지부는 항바이러스제·해열제 수급 현황을 실시간 점검 하고, 식약처는 감기약 등 의약품 수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며, 교육부는 전국 학교에 인플루엔자 관리지침 배포, 예방수칙 안내 강화등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 “RSV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도 동시에 증가하는 만큼, 고위험군은 반드시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65세 이상, 어린이, 임신부는 중증화 위험이 높아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올겨울 큰 유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철저한 대비를 요청했다. 또한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기관을 신속히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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