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약용 “진황육조(賑荒六條) 선진형 재난관리 모델”
재난의 역사
조상의 재해관은 어떠했을까? 한반도 기후특성에 따른 가뭄과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는 농사 수확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으며, 그 정도가 심할 때에는 국가 존립 자체에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어느 왕조이던 자연재해대책은 국가경영에 있어 전쟁과 함께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인식되어 왔고, 일반 백성 역시 부역이나 각종 상호부조 형태를 가진 자율조직을 통해 이에 대처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재난포커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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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까지의 구호대책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가장 불쌍한 사람을 사궁(四窮)과 이재민으로 보고 국가차원의 구호체계를 가졌던 것으로 사료된다. 사궁이란 환과고독(鰥寡孤獨)이라 하여 홀아비나 과부, 고아, 독거노인 등 과거부터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가장 어렵게 사는 계층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일찍이 기로소(耆老所), 진휼청(賑恤廳), 선혜청(宣惠廳) 등의 상설 전담기관을 설치, 이를 대처함과 동시에 이재민에 대해 의창(義倉), 상평창(常平倉), 사창(社倉) 등이 운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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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진황육조-선진형 재해구호체계의 발상
이와 같은 이재민 구호제도를 통찰력 있게 파악, 개선하기 위해 정약용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진황육조(賑荒六條)를 제시하게 된다.
1. 비자(備資) 흉년에 구제를 위한 행정은 예비하는 것이 최선이니 예비하지 않으면 모두 구차할 뿐이다. 풍년에 예비하지 않고 흉년에 구제하지 않으면 그 죄가 살인과 다름없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 방법은 풍년에 곡식을 매입하고 미납세금을 우선 징수하는 포흠(逋欠)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 권분(勸分) 권분이란 흉년이 들었을 때에 부유한 사람들에게 권장하여 식량이 없어 고생을 하는 농민을 구제하기 위해 곡식이나 재물을 직접 나누어주는 일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형제인척간의 우애와 이웃을 돕는 것을 예로 가져야 한다고 배워왔으며 따르지 않는 자는 형벌로서 다스렸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이르러 권분의 형태가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아 거저 나누어주도록 하는 형태로 변절하게 된 것을 개선하기 위해 가정형편에 따라 상상에서 하하까지 9등급으로 구분하여 의연물품을 거두어들이는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을 제안하게 되었다.
3. 규모(規模) 현대적 의미로는 적정한 시기에 이재민을 구호하고, 규모를 정하여 이재민의 지원범위와 정도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민에 대해서도 경제적인 여건에 따라 구호물품을 무상으로 주는 등급과 대여해 주는 등급 등으로 구분해 나눠주도록 기준을 정하고 있다.
4. 설시(設施) 구호에 필요한 일체 시설과 행정기구 및 구체적 시행방법 등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진청을 설치하고 감리를 두어 가마솥을 갖추고 염장, 미역, 마른 새우 등을 준비하여 이재민 식량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나누어주는 하루당 식량 역시 남녀노소 별로 적정 분량을 정해 합리적으로 구호를 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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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준사(竣事) 진휼하는 일을 마칠 즈음에 처음부터 끝까지 점검해서 잘못된 허물을 하나하나 살핀다. 다산필담(茶山筆談)에 의하면 관리가 구호행정을 하면서 과오를 범하는 사례를 오도(五盜), 오익(五匿), 오득(五得), 오실(五失)로 규정하고 일체의 부정이나 게으름을 단속하는 방식을 정하고 있다.
참조 : 국립방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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