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_right_top
재난 대응의 초점이 시설 복구와 피해 보상 중심에서 피해자 회복과 공동체 치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들은 재난 이후 남겨지는 심리적 상처와 사회적 갈등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새로운 회복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한국행정연구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함께 공동 학술행사를 열고 재난 이후 피해자 지원과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정책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 재난이 남긴 사회적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참석자들은 재난 대응 체계가 사고 수습과 물적 복구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피해자의 심리적 회복과 공동체 재건까지 포함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발표에서는 사회적 참사 추모시설 조성 기준과 운영 원칙, 지역사회 회복 전략, 재난 피해자 지원 정책의 개선 방향 등이 제시됐다. 특히 재난을 단순한 사건으로 끝내지 않고 사회가 기억하고 교훈화하는 과정이 장기적인 회복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 강조됐다.
토론 과정에서는 피해자 중심 정책 체계 구축 필요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재난 이후 행정 절차와 지원 제도가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피해자들이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심리 회복·생활 안정·사회 복귀를 포괄하는 통합 지원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형 재난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국가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신속한 구조와 복구가 핵심 과제였다면 이제는 트라우마 치유, 공동체 갈등 해소, 추모와 기억의 공간 마련까지 포함하는 장기 회복 정책이 새로운 정책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논의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기관 간 협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됐다. 재난 피해는 지역 특성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는 만큼 지역 맞춤형 회복 모델 개발과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권혁주 한국행정연구원장은 “이제는 재난 후 회복 패러다임의 고도화와 체계화가 필요하다”라며, “단기적으로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것에 더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재난 피해로부터의 사회적 치유와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회복을 지향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정책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기관이 협력하고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더욱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라며, "피해자의 아픔을 최소화하고, 단순한 회복을 넘어 창조적 부흥으로 지역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재난안전 정책과 회복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재난 회복은 단순 시설 복구를 넘어 피해자의 일상 회복과 공동체 치유까지 포괄해야 한다”라며, “피해자 중심의 재난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재난 회복 정책을 시설 복구 중심에서 피해자 중심 체계로 전환하고, 관계기관 협력을 확대해 심리적·사회적 회복까지 포괄하는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저작권자 © 재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