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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철도 사고와 운행 장애에 정부가 결국 ‘사후 대응 중심’ 구조를 뜯어고치기로 했다. 단순 부품 교체와 규정 위반 처벌에 머물렀던 기존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AI·빅데이터 기반 예측 정비와 디지털 자동화 체계까지 포함한 철도 안전 시스템 전면 개편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5월 21일 철도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철도안전간담회를 열고 근본적인 철도 안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 논의에 나선 배경에는 반복되는 철도 장애와 사고가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발생한 철도 운행장애는 48건, 사고는 13건에 달했다. 첨단장비 도입과 안전 매뉴얼 개선에도 현장 불안이 이어지자, 보다 구조적인 개편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철도 운영과 유지보수, 기술 인증, 안전 관리 체계를 전주기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한국철도공사는 차량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 전에 부품을 교체하는 ‘상태기반 유지보수체계(CBM)’ 확대 계획을 발표한다. 기존의 정기 교체 방식이 아니라, 실제 부품 상태와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명을 예측해 사고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주요 부품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하는 전담 조직도 신설해 철도 유지보수 빅데이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차량 핵심 부품의 형식승인 검사 강화를 추진한다. 동시에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시험실 기반 검증 기술을 도입해 제작사의 인증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디지털트윈과 정비 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정비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는 차량 입고부터 점검·수리·출고까지 자동화하는 차세대 정비 시스템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사고 위험도에 기반한 집중 안전검사 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또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검사반 운영과 함께, 인적 오류 사고 발생 시 근무 환경과 휴식 시간, 안전장치 적정성까지 포함한 종합 분석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기술개발과 제조, 운영, 유지보수까지 철도 안전 전 과정을 재점검해 올해 하반기 중 종합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김태병 철도국장은 “그간 철도사고·운행장애 발생시, 고장부품 점검·교체 등 임시적인 대응, 규정위반 여부 확인 및 처벌 중심의 단편적 대책에 그치는 한계점이 있었다.”면서,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철도 관계기관의 사전예방적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기술개발-제조-운영-유지보수 등 전주기에 대한 현황 진단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올해 하반기 중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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