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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국지성 폭우가 반복되는 가운데 정부가 산사태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주민대피 기준을 수치화하고, 대응 인력을 9천 명 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복구를 미루는 산림 소유자에 대해서는 강제 복구까지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산림청은 2026년 산사태방지 대책을 확정하고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에 맞춰 전국 단위 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기존의 사후 복구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주민 대피 실행력과 현장 대응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대피 기준의 구체화다. 정부는 산사태 위험 판단 기준으로 토양 함수량과 일정 시간 누적 강우량을 활용한 정량 지표를 마련해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 지방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세부 기준을 마련해 실제 대피 명령과 상황 판단에 적용하게 된다. 대피훈련 체계도 바뀐다. 기존에는 시·군·구 단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읍·면·동 단위까지 확대된다. 관련 지침 개정을 통해 기관별 훈련도 의무화됐다. 이는 실제 산사태 발생 시 주민 이동과 현장 통제가 가장 기초 행정단위에서 이뤄진다는 판단이 반영된 조치다.
산림재난 대응 인력 역시 대폭 확대된다. 산불·산사태·병해충 대응 조직을 각각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중 통합 운영 체계인 ‘산림재난대응단’으로 개편한다. 이에 따라 기존 수백 명 수준이던 대응 인력은 9천 명 이상 규모로 늘어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위험지역 주민 대피 지원과 현장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국민 대상 위험정보 공개 범위도 확대된다. 앞으로는 담당 공무원에게만 제공되던 산사태 위험 예측 정보가 일반 국민에게도 실시간 제공된다. 해당 정보는 지역별 토양 함수량과 과거 산사태 통계를 기반으로 산출되며, 위험도가 높은 경우 최대 48시간 전까지 예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정보는 산사태정보시스템과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된다.
예방사업에는 주민 참여가 강화된다. 주민들이 직접 사방댐 설치 필요 지역이나 산사태취약지역 후보지를 제안할 수 있는 공모 방식이 확대된다. 정부는 현장 조사 후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다음 연도 예방사업에 반영할 방침이다. 극한호우 대응 시설 투자도 강화된다. 산림청은 기존 단일 사방댐보다 토사 저장 능력이 큰 산림유역관리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또한 노후 사방댐과 대형 다목적 사방댐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정밀안전점검을 의무화한다.
복구 제도 역시 강경해진다. 앞으로 산사태 피해 복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행정기관이 강제로 복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산림 소유자의 연락 두절이나 거소 불명으로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경우에도 공고 절차만으로 복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정부는 복구 지연으로 인한 추가 붕괴와 2차 피해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도록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태풍·집중호우 등 위험시기에 긴급재난 알림을 받으면 주저 없이 대피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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