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_right_top
보건복지부 소관 핵심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의 인구·의료 정책 체계가 대대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특히 저출산 대응 중심이던 기존 정책 틀을 ‘인구전략’ 중심으로 재편하고, 소아응급의료와 의료정보 관리 체계까지 손질하면서 국가 개입 범위를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의결된 법안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전부개정안이다. 개정안은 법률 명칭 자체를 「인구전략기본법」으로 변경하고,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단순 출산율 문제를 넘어 지역 소멸과 인구 이동, 가구 형태 변화 등 복합적인 인구 구조 변화 전반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인구전략위원회는 사실상 범정부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각 부처는 인구 관련 사업 예산의 투자 방향을 위원회와 사전에 협의해야 하며, 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국가 인구 예산 전반에 대한 의견을 재정당국에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재정당국 역시 해당 의견을 존중하도록 규정되면서 인구 정책 예산 조정 권한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위원회에는 인구정책 조사·분석·평가 권한도 부여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평가 결과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정부는 전문가와 시민사회, 청년층 의견 수렴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의료 분야에서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 체계 확대를 위한 제도 개편이 이뤄졌다.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권한이 기존 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에서 시장·군수·구청장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지역 의료 현실을 가장 잘 파악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지정에 참여함으로써 지역별 소아응급 공백 문제를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소아과 의료 붕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운영 지원과 심야진료 가산, 운영비 지원 등 소아 의료 인프라 확대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의료법」 개정안에는 환자 개인정보 보호와 병역 판정 신뢰성 강화를 위한 내용도 담겼다. 앞으로 의료기관 내부에서 전자의무기록을 열람하는 경우에도 접속 기록을 별도로 남겨야 한다.
또 지방병무청장은 확인신체검사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 진료기록과 치료 기록 제출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병역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법안들은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며, 정부는 후속 시행령과 세부 운영 체계 마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저작권자 © 재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