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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군사·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정부가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자원안보 경계 체계를 가동했다. 단기적인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지만, 국제 유가 상승과 주요 해상 수송로의 차질 가능성 등 잠재적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5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원유와 가스 분야에 대해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네 단계로 운영되며, 국제 정세 변화와 자원 수급에 미치는 파급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정부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왔다. 산업부 장·차관이 주재하는 실물경제 점검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고, 기존 긴급대응 체계도 ‘중동 상황 대응본부’로 격상돼 원유와 가스 수급 상황, 무역·물류 흐름, 주요 산업에 대한 영향을 매일 단위로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에너지 공급에는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법정 비축 기준을 웃도는 석유 비축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입선 다변화 전략을 통해 단기적인 수급 안정성도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경보가 발령된 것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산유국과 가스 생산국이 위치한 지역의 정치적 긴장이 지속되는 데다,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운항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최근 사태 이후 국제 유가는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상황 악화를 대비해 단계별 대응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원유 분야에서는 추가 수입 물량 확보를 추진하는 한편, 필요 시 정부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가짜석유 판매나 정량 미달 판매 등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월 6일부터 특별 점검이 실시될 예정이다. 위기 단계가 상향될 경우를 가정한 대비책도 검토되고 있다. 해외 생산분 확보, 국제 공동 비축 프로그램 활용, 비축유 방출 시기와 배분 기준 마련 등 구체적인 수급 안정 계획이 사전에 준비되고 있다.
천연가스 분야에서도 대응 전략이 가동되고 있다. 특히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 공급처를 활용한 현물 구매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민간 직수입 업체의 잉여 물량을 국내 수급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해외 LNG 사업에서 확보한 물량을 국내로 우선 들여오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사태의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면서, “국민의 부담과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에너지 수급과 실물경제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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