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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를 실제 절차 단계로 옮겼다. 위원회는 2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첫 정식 회의를 열고, 장기간 지연돼 온 관리체계 정립과 부지 확보 절차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법 제정 이후 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기능을 시작한 첫 자리다. 그동안 원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임시 저장 상태로 관리돼 왔으며, 영구 처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주요 과제로 지적돼 왔다. 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을 구조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회의에서는 우선 위원회 운영 전반을 규율하는 세부 규정을 확정했다. 의안 처리 절차, 회의 방식, 전문 검토 체계 등이 포함된 내부 기준을 마련해 의사결정의 일관성과 공개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또한 분야별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자문 구조도 함께 정비했다.
이어 2026년 추진 과제가 공유됐다. 올해는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할 제3차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리시설 입지 절차에 착수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시설 유치 지역에 대한 지원 체계 설계와 국내 처분 기술 역량 확보도 병행 추진된다. 위원회는 이를 통해 정책의 실행 기반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지 선정과 관련해서는 단계별 접근이 제시됐다. 우선 화산 지대나 활성단층 인접 지역 등 구조적으로 위험 요소가 있는 권역을 선별해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조건이 양호한 지역을 대상으로 사전 검토를 진행한다. 그 결과는 공개된다.
이후 제외 지역을 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 절차가 진행된다. 신청 지자체는 주민 의견 수렴과 지방의회 동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접수된 부지는 지질 안정성과 법적 요건 충족 여부 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기본조사 대상지로 선정되면 정밀 조사와 추가 검증 단계를 거치고, 최종적으로 주민투표를 통해 확정하는 구조다. 김현권 위원장은 첫 회의가 국가적 과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앞으로 부지 선정 과정 관리와 국민 소통을 병행하며, 장기적 에너지 정책의 안정성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은 논의 중심 단계에서 실행 중심 단계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됐다. 김현권 고준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첫 회의 개최는 우리 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책무를 이행하는 역사적인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과학적 근거와 국민적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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