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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에서의 헬기 출동은 단 몇 초의 판단과 위치 오차가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소방청이 추진해 온 항공 운항 관리 체계 고도화 사업은 이 ‘보이지 않는 위험’을 기술로 지워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리고 그 작업이 3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소방청은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소방항공 운항관리 체계 고도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재난 대응 항공 관제를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노후화된 기존 체계를 단순히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분산돼 있던 관제 권한과 정보를 하나의 항공 안전망으로 묶어낸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 성과다. 이번 개편은 ‘기반 정비 → 운항 지원 강화 → 통합 관제 완성’이라는 3단계 전략으로 추진됐다.
첫 단계에서는 잦은 장애와 한계를 드러내던 서버와 인프라를 전면 교체해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했다. 동시에 3차원 지리정보체계(3D GIS)를 도입해, 산악 지형과 복잡한 비행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평면 지도에 의존하던 관제 방식에서 벗어나, 지형 자체를 읽는 관제로 진화한 셈이다. 이어진 2단계에서는 조종사와 상황실 사이의 정보 단절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헬기 내부 항법 장비를 고가독성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전환하고, 비행 위치와 고도 정보를 장시간 저장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보강해 최신 항공안전 기준을 충족시켰다. 이는 단순 편의 개선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를 가능하게 하는 안전 장치로 작동한다.
사업의 완성 단계에서는 ‘통합’이 본격화됐다. 가장 큰 변화는 헬기 위치 추적의 한계를 넘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자체 단말기에만 의존해 산악이나 험지에서 위치 확인이 끊기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국토교통부의 레이더 정보와 ADS-B 데이터를 연계해 어떤 지형에서도 헬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통신 영역에서도 장벽이 허물어졌다.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던 항공 무선통신과 재난안전통신망을 기술적으로 연결해, 통신 사각지대를 대폭 줄였다. 이는 현장에서 “헬기는 보이는데 교신이 안 된다”는 상황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다.
이로써 소방청은 소방헬기뿐 아니라 해경, 경찰, 산림청, 닥터헬기 등 여러 기관이 각자 운용하던 항공 자산을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공역과 기상, 위치 정보를 동시에 파악하며 조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항공 재난 컨트롤타워가 구축된 것이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스템 교체가 아니라, 소방항공 안전 관리의 기준 자체를 끌어올린 작업”이라며 “부처 간 헬기 출동을 효율적으로 조율하고,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항공 안전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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