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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서비스 간 연계와 현실 세계까지 확장되면서 개인정보 처리 위험이 급격히 복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기존 규율 방식의 한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관리체계 재설계에 나섰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민·관 공동 논의 구조를 개편해 인공지능 프라이버시 정책을 본격 가동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월 2일 서울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2026 인공지능(AI) 프라이버시 민·관 정책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번 협의회는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급변한 개인정보 처리 환경에 대응해, 기술 발전과 권리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 틀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됐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2023년 민·관 협의체를 출범시켜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 기준과 AI 전반의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 모델을 제시해 왔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AI 개발 과정에서 겪던 법적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AI 기술은 단일 모델 중심 구조를 넘어, 여러 서비스가 연동돼 과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로봇·센서 등과 결합한 피지컬 AI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처리 역시 단순한 입력·출력 단계를 넘어 실시간 연결, 추론, 실행이 이어지는 서비스 흐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의 ‘대규모 데이터 수집·학습’ 중심 논의만으로는 개인정보 보호 한계가 분명하다고 판단하고, 정책의 무게중심을 서비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올해 협의회는 기술 변화에 대한 전문성과 사회적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됐다.
새롭게 구성된 협의회는 산업계,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 총 37명으로 구성되며, 정부 측 의장은 개인정보위 위원장이, 민간 측 공동의장은 권창환 부산회생법원 부장판사가 맡는다. 협의회는 데이터 처리기준, 리스크 관리, 정보주체 권리 등 3개 분과로 운영되며, 각 분과는 AI 환경 변화에 따른 개인정보 흐름과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기준 마련을 추진한다. 특히 에이전트·피지컬 AI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오남용, 자동화된 의사결정 문제, 책임 소재 불분명성 등을 주요 검토 대상으로 삼아, 기술·법·사회적 관점을 결합한 관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개인정보위는 공공부문 AI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공공 AX 혁신지원 헬프데스크’를 통해 도출된 현안과 쟁점을 협의회 논의에 반영하고, 그 결과를 지침과 안내서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논의 결과는 국가AI전략위원회와 AI안전연구소 등 관계기관과도 공유해 국가 AI 정책 전반의 정합성과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국내 AI 기술 도입·활용 현황을 분석한 정책연구 결과가 공유됐으며, AI 에이전트 환경에서 개인정보가 어떻게 이동·결합되는지를 주제로 한 발표도 진행됐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향후 협의회의 논의 방향과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협의회를 통해 AI 프라이버시 정책을 선언적 원칙 수준이 아닌, 실제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 작동하는 관리 기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AI 확산 속도가 빨라질수록 사전적 통제와 책임 구조 마련이 미흡할 경우 정책 신뢰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협의회의 실효성이 향후 정책 평가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AI가 일상 깊숙이 스며드는 전환기에 접어든 만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민·관이 함께 설계해야 한다”며 “협의회를 실천 중심의 정책 플랫폼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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