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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위험이 상시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선제 관리 체계’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지역별 물 부족 가능성을 미리 특정해 집중 관리하는 방식으로, 반복되는 재난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행정안전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2026년 가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가뭄 재난을 계기로 대응 시점을 앞당기고, 지역별 맞춤 대응과 과학적 예측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수자원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전국 댐 저수량과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 모두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재난이 발생했던 강릉 지역의 주요 수원도 정상 범위에 들어온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정상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잠재 위험을 기준으로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 전략은 세 가지다. 먼저 가뭄 취약지역을 선별해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단순히 강수량이 아닌, 수원 구조와 공급 안정성까지 종합 분석해 취약지역을 지정하고, 범정부 협의체를 통해 집중 지원에 나선다. 지방정부와 민간 전문가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해 현장 대응력도 높인다. 특히 섬 지역은 구조적으로 물 공급이 취약한 만큼, 상수도 연결 확대와 지하수 저장시설, 해수 담수화 설비 도입 등 근본적인 공급 체계 개선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비상 급수에 의존하는 인구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 맞춤형 대응 강화다. 관련 법 시행에 따라 지방정부는 자체 가뭄 대응 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하며, 정부는 표준 지침을 제공해 정책 완성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동시에 농업용수 확보와 생활·공업용수 기반시설 정비도 병행해 계절별 수요 변화에 대응한다. 또한 데이터 기반 관리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가뭄 정보를 통합한 ‘국가 가뭄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상황 판단과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여기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위성 관측 자료를 결합해 이상기후나 돌발 가뭄까지 반영하는 예측 기술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물 관리 정책을 넘어, 기후 리스크를 ‘예측 가능한 위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과거처럼 가뭄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피해를 줄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향후 가뭄 대응 성과를 지방정부 평가와 연계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역 단위의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국적인 물 관리 수준을 상향 평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윤호중 장관은 “지난해 강릉에서 발생한 가뭄 재난으로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던 만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가뭄 취약지역을 선정하고 철저히 관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가뭄 관리를 철저히 한 지방정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올해는 가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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