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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산불 위험의 계절적 경계선을 앞당기며 대응 전략을 전면 재설계했다. 산림청은 1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2026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공개하고,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예년보다 열흘 이상 앞당겨 1월 20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극심한 건조 상태와 함께, 지난 10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겨울 산불이 기존 대응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정부는 산불을 계절성 재난이 아닌 상시적 국가위험 요인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산불 종합대책 역시 조기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예방부터 진화, 복구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다섯 가지 전략이다. 산림청은 ▲산불 발생 요인 차단과 내화(耐火)형 숲 조성 ▲과학기술 기반 감시·예측 고도화 ▲빈틈없는 대비 태세 구축 ▲초기부터 압도적인 진화 ▲피해 복구와 재발 차단을 정책 축으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현장 대응 역량이 대폭 강화된다. 공중에서 투입되는 정예 인력인 공중진화대는 기존 104명에서 2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역시 435명에서 555명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담수량과 기동성을 동시에 강화한 다목적 산불진화차량 76대가 처음으로 도입돼 험지 대응 능력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공중 진화 자산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충된다. 1만 리터급 대형 헬기 1대가 새로 투입되고, 봄철 산불조심기간 동안에는 해외에서 2만 리터급 중형 헬기 5대를 임차해 운영한다. 범부처 차원의 헬기 동원 규모는 기존 216대에서 315대로 늘어나며, 산불 발생 시 30분 이내 최단거리 헬기 출동, 반경 50km 이내 가용 헬기 일괄 투입을 골자로 한 ‘통합 골든타임 체계’가 적용된다.
지휘·대응 체계도 국가 책임 중심으로 재편된다. 울진과 함양에는 동해안권과 남부권을 관할하는 국가산불방지센터가 새롭게 설치되고, 산불조심기간 동안에는 행정안전부·군·소방청·경찰청·기상청 등이 참여하는 국가산불대응상황실이 상시 운영된다. 산불 대응 단계는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단순화해 지휘 혼선을 줄이고, 재난 우려가 있을 경우 산림청장이 초기부터 직접 지휘에 나선다. 예방 정책 역시 한층 공격적으로 전환된다. 소각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영농부산물 문제에 대해, 파쇄 지원 시기를 봄철에서 수확 직후·월동 이전으로 앞당겨 연중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농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파쇄기 무상 임대와 운반 지원도 병행한다.
또한 건축물 인접 산림의 화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건축물 반경 25m 이내 입목은 허가나 신고 없이도 자율적으로 벌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산불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3월 첫째 주를 ‘산불조심주간’으로 지정해 전국 단위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산불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과 과태료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산불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재난”이라며 “사전 차단과 현장 대응을 동시에 강화해 국민의 생명과 산림 자산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산불이 발생할 경우에는 초기부터 국가가 책임지고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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