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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불의 99%는 사람이 낸다. 이 충격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이 새로운 형태의 ‘사람 중심 산불위험예보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단순히 날씨와 지형을 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행동 패턴을 예측지수에 반영하겠다는 첫 시도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15년부터 2024년까지의 산불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입산자 부주의, 농산폐기물 소각, 담배꽁초 투기, 화목보일러 불티 등 인위적 요인이 전체 산불의 99%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성묘, 용접, 건축 화재, 송전선로 문제까지 ‘산불 유발 행위’는 다양하고 일상적이다. 실제로 올해 봄 경북 북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역시 인위적 원인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단순히 기상이나 연료조건만으로는 중대형 산불 발생을 예측하거나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AI 기반의 ‘행동 예측형 산불위험지수’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연구진은 ▲영농부산물 소각의 시기 및 지역별 집중도, ▲입산자 활동의 계절별 변화, ▲화목보일러 사용 분포, ▲묘소 위치 및 명절 이동 패턴 등 사람의 활동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 정량화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이 데이터를 산불위험지수 산출 모델에 통합해, 기존의 ‘날씨 중심 산불예보’에서 ‘인간행동 기반 산불위험 예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림청은 향후 이 위험지수를 국가 산불예보 시스템에 정식 반영하고,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해 선제적 통제·차단 체계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원명수 과장은 “기존 산불위험예보 시스템에서 활용하는 기상, 연료, 지형 등 환경인자뿐만 아니라, 산불 발생의 직접적 원인인 인간 활동까지 반영해 예측 정확도를 더욱 높임으로써, 대형산불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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