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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발생한 뒤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기존 재난안전 관리체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위험을 사전에 분석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기상·하천 수위·침수피해·119 신고 등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재난정보를 AI가 사건 단위로 묶어 분석하고, 위험상황을 판단해 현장 대응에 활용하는 체계가 본격 구축된다. 행정안전부는 기후위기와 복합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난안전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범정부 재난안전 AX(인공지능 전환)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는 2030년까지 총 50개 사업에 약 9,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의 재난 발생 이후 대응 중심 체계를 AI를 활용한 사전 대비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난안전 분야에서 가장 먼저 손질되는 것은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이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생성형 AI가 재난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기존에 축적된 재난안전 데이터를 AI가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전환하는 ‘재난안전 AI 데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매일 생산되는 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서와 상황전파 메시지 등 방대한 비정형 문서를 AI 전용 정형 데이터로 바꾸고, 위성자료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산사태취약지역 등 재난취약지역 자료도 함께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기관별로 따로 관리되던 재난정보를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예를 들어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행정안전부의 침수 범위와 피해정보, 기상청의 기상상황,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하천 수위, 소방청의 119 신고정보 등을 AI가 함께 분석하는 방식이다.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생산하던 정보가 하나의 재난상황으로 결합되면 AI가 시간대별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현장의 위험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재난안전 데이터의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재난안전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안전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데이터 수요를 조사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절차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AI가 공공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누리집의 정보 제공 방식도 바뀐다.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정보를 검색하는 사례가 늘면서 공공 누리집에 구축된 정보의 접근성과 구조가 AI 활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정보를 확인할 수 있거나 복잡한 방식으로 정보가 표출될 경우 AI가 정보를 잘못 수집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공공 누리집을 새로 구축하거나 개편할 때 AI가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 친화적 웹 환경’을 조성하도록 관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AI가 실제 재난현장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사업도 시작된다. 행정안전부는 종합계획의 핵심 실행과제인 ‘AI 기반 집중호우·태풍 대응 서비스 구축 사업’에 착수한다. 올해 공모를 통해 부산광역시와 경북 영천시, 강원 인제군 등 3개 지방정부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시범사업에서는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AI가 실시간 기상정보와 지하공간·저지대 등 위험요소, 과거 재난피해 사례를 동시에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가능한 대피 및 차단 조치를 제시하는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일 사업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지방정부와 협력해 내년 초까지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서비스의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확대되면 현장 공무원이 여러 기관의 기상·재난자료를 각각 확인한 뒤 위험도를 판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결합해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대응 판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재난관리체계가 바뀌게 된다.
정부는 이를 개별 AI 시스템 구축에 그치지 않고 재난안전 데이터의 축적과 표준화, 기관 간 데이터 융합, AI 친화적 정보 제공환경, 현장 의사결정 지원까지 연결하는 범정부 차원의 전환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간 축적된 재난관리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신속히 변환하고 융합하여 현장 공무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똑똑한 재난안전 AX를 함께 완성해 나가겠다”라며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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