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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재난 대응 장비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로봇·드론 같은 첨단장비 도입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최저가 위주였던 장비 구매 방식도 ‘현장 성능 중심’으로 바꾸면서 소방 대응 체계가 사실상 AI·첨단기술 기반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소방청은 「소방장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5월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대형화·복합화되는 재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장비 활용과 현장 대응력 강화를 핵심으로 담고 있다.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첨단 소방장비’ 개념을 법률에 공식 도입한 점이다. 앞으로 신기술 장비는 ‘선행구매 → 성능평가 → 시범운영’ 3단계 검증 절차를 거쳐 현장에 배치된다. 실전 성능 검증 없이 장비가 투입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실제 재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인지 먼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로봇·드론 등 신기술 장비 도입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적극행정 면책 조항도 적용된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책임을 면제해 실패 부담 때문에 첨단기술 도입이 지연되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사실상 “소방 분야 테스트베드 국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기반 탐지 장비, 자율주행 소방로봇, 무인 정찰 드론 등이 앞으로 실제 화재·재난 현장에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장비 구매 기준도 바뀐다. 지금까지는 최저가 경쟁 중심 계약 구조가 반복되며 현장 성능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성능과 호환성, 운용 편의성, 최신 기술 적용 여부, 전문가 의견 반영 등이 핵심 평가 기준으로 명문화된다.
대형 재난 대응 체계도 달라진다. 국가 소방 동원령이 내려지는 재난 상황에서는 현장에서 즉시 장비를 점검·수리하는 ‘재난현장 소방장비 정비지원단’이 운영된다. 장시간 운행한 소방차량이나 고장 위험 장비를 현장에서 바로 정비해 대응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하나 주목되는 변화는 불용 소방장비의 해외 무상 지원 법제화다. 국내에서는 사용 종료된 장비라도 활용 가치가 있는 경우 개발도상국에 무상 기증할 수 있도록 했다.
소방청에서는 "이번 법률 통과로 로봇과 드론 등 첨단장비가 재난 현장을 누비고, 우리 소방 기술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확고한 법적 토대가 마련되었다"라며,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인공 지능(AI)‧로봇 중심의 첨단 대응체계로의 전환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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