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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을 넘기 전, 정부가 도로 위의 ‘하얀 재난’에 맞서 총력을 펼친다. 국토교통부는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4개월간 전국 고속도로와 일반국도를 대상으로 ‘겨울철 제설대책 기간’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폭설과 도로 결빙 사고가 매년 되풀이되자, 사고 예방과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부는 평균치의 130% 이상 규모로 제설제와 장비를 확보했다. 염화칼슘·소금 등 제설제와 함께 제설장비 8,100대, 인력 5,600명을 사전에 배치했다. 특히 교통량이 많고 폭설이 잦은 257개 주요 구간에는 기상청 예보 단계에서부터 장비 512대, 인력 553명을 선배치해 즉각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자동염수분사시설 1,538개소, 제설창고 449개소, 제설함 7,444개소가 구축돼 원거리 지역에서도 신속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겨울철 교통사고의 주범은 눈이 아니라 살얼음(블랙아이스)다. 국토부는 전국 490개 결빙취약구간을 지정하고, 특히 심야(23~07시) 시간대 순찰을 강화한다. 결빙이 우려될 경우 제설제를 미리 살포하는 예방형 대응 체계도 가동한다. 강설과 급격한 기온 하강 시에는 도로 미끄럼 사고를 막기 위해 제한속도를 최대 50%까지 낮추고, 가변형 표지판(VSL)과 전광판(VMS)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속도 조정을 안내한다. 국토부는 올해도 “오늘도 무사고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 “도로살얼음 무조건 주의”, “눈 오면 무조건 감속”이라는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국 휴게소·졸음쉼터에 내걸고, 경찰청·지자체·도로공사 등과 합동으로 캠페인을 추진한다.
특히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체와 협업해 살얼음 위험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시스템도 확대된다. 경부선 등 7개 고속도로 노선에 기상관측망을 설치해 분석한 자료가 티맵(T-Map), 카카오내비 등 주요 플랫폼에 표시된다.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제설 준비상황을 점검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폭설 대비 모의훈련도 실시했다.
이우제 도로국장은 “정부의 제설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폭설 시 대중교통 이용과 감속운전, 차량 방치 금지 등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안전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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