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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17일 공개한 「2025년 119구급서비스 품질관리 보고서」는 우리 사회의 응급 대응 체계가 여전히 극심한 불균형 속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9구급대는 전국에서 336만 건 출동, 180만 건 환자 이송을 수행했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평균 9천 건이 넘는 출동이 이어졌으며, 약 5천 명의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국민 곁 24시간’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는 심각하다. 구급차 한 대가 하루 평균 5.6회 출동했지만, 서울은 9.5회로 전국 평균의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송 건수 역시 전국 평균이 3.0회인 데 비해 서울은 4.9회로 압도적이다. 인구 10만 명당 출동 건수로 따지면 전남(25.0건), 제주(24.0건)이 전국 평균(18.1건)을 크게 웃돌았다. ‘구급서비스 과부하’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이유다.
성과 지표는 분명 개선되고 있다. 심정지 환자의 현장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꾸준히 상승했고, 병원 도착 전 자발순환 회복율도 점차 높아졌다. 중증 외상환자가 권역 외상센터로 이송되는 비율도 증가세다. 하지만 성과 뒤에 가려진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터져 나오는 ‘수요 폭증과 불균형’이다. 소방청은 해법으로 전문의가 영상통화로 구급대원을 직접 지도하는 ‘구급 의료지도 서비스’ 강화, 화재진압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출동하는 ‘펌뷸런스’ 확대, 그리고 구급전문교육사 제도 운영 확대를 제시했다.
박용주 소방청 구급역량개발팀장은 “「119구급서비스 품질관리 보고서」는 현장 응급환자의 생존율과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 수립과 교육훈련에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뜻깊은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전국의 119구급대원들과 매년 객관적인 분석과 평가를 맡아주고 있는 중앙품질관리지원단 연구진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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