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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누출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 업종에, 초고속 감지기술이 시범 적용된다. 실내 유입 전 단계에서 가스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핵심 기술로, 작업장 안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환경부 소속 화학물질안전원(원장 박봉균)은 8월 6일, 자체 개발한 ‘신속 누출 탐지 및 차단 기술’을 탑재한 반도체 가스공급설비를 시범 설치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초음파 감지 방식을 활용해 0.5초 이내에 가스 누출을 감지하고, 실내 유입 전에 자동 차단하는 기능을 갖췄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독성·인화성 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공정 특성상 누출 시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기화학식 감지기는 흡입관을 통해 가스를 감지하는 방식이어서, 흡입관 길이에 따라 반응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 이와 달리, 새로 개발된 초음파 방식은 가스가 누출될 때 발생하는 초음파를 실시간 감지해 가스 종류에 상관없이 빠른 탐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신속한 중화처리 설비 이송과 실내 유입 전 차단 조치가 가능해졌다.
실제 실험 결과, 염화수소 가스를 취급하는 공급설비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설비의 피해 영향 반경이 517m에서 264m로 약 4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명과 시설에 대한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술 개발은 2023년 현장 위험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착수됐으며, 2024년 국내·외에 특허 출원까지 완료했다. 2025년 6월에는 에스엠인스트루먼트(주)와 협력해 시제품 개발을 마쳤고, 8월부터는 SK실트론(주) 반도체 생산시설에 시범 설치를 시작했다. 화학물질안전원은 이번 시범 사업의 효과를 분석한 뒤, 향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으로 기술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국제 반도체 장비 표준(SEMI) 인증에 해당 기술이 반영될 수 있도록 검증기관과도 협의할 예정이다.
박봉균 화학물질안전원장은 “이번 사례는 현장 위험성 평가과정에서 누출 감지 지연 문제를 발견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 시제품 개발까지 성공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안전 기술 개발을 지속하여 우리 기업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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