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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8월 1일자로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모기 개체 수가 예년보다 줄었음에도, 일본뇌염의 주요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보 발령은 전남 완도군에서 채집한 모기의 60.1%가 이 모기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려졌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 돼지 축사, 고인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의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하며, 국내 전역에서 관찰되는 일본뇌염 매개종이다. 특히 8월부터 9월 사이에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10월 말까지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일본뇌염 경보 발령은 지난해보다 1주일 늦었는데, 이는 7월 내내 이어진 폭우와 극심한 폭염의 영향으로 전체 모기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체 수가 줄어든 와중에도 일본뇌염 매개 모기의 비중이 60%를 넘어가며 경보 기준치를 충족, 방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은 발열, 두통 등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일부는 뇌염으로 진행되며 고열, 혼수, 마비, 경련 등 심각한 증상을 겪는다. 사망률은 20~30%에 이르며, 회복되더라도 30~50%는 언어장애, 운동장애, 인지 저하 등 신경계 후유증을 남긴다. 국내에서는 매년 평균 20명 내외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 8~9월 사이에 첫 환자가 발생해 11월까지 산발적으로 이어진다. 특히 최근 5년간 신고된 환자 79명 중 90%가 50대 이상으로, 중장년층과 고령층에 더욱 취약한 감염병이다. 실제로 환자의 약 80%에서 인지장애, 마비, 언어 및 정신장애 등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병청은 12세 이하 어린이(2012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또한 ▲논이나 축사 인근에서 생활하는 성인, ▲일본뇌염 위험국가로 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 ▲비유행국가에서 입국한 장기체류 외국인 등도 의료기관에서 유료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예방은 모기 접촉을 차단하는 기본 수칙을 지키는 데서 시작된다. 야간 외출 자제, 밝은색의 긴 옷 착용, 모기기피제 사용, 방충망·모기장 점검, 고인 물 제거 등이 대표적인 예방 조치다. 특히 밤에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여름철 야외활동시 일본뇌염 매개모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일본뇌염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예방접종 대상자는 접종 일정에 맞춰 접종을 받아주실 것”을 강조하였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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