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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만 자산 맡긴 거래소, ‘사람 실수’ 뒤에 숨은 구조 붕괴, 금융당국, 전면 수술 착수”

기사승인 2026.04.07  00: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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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의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업계 전반에 대한 구조 개편에 나섰다. 단순 실수를 넘어 내부통제와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이 확인되면서, 사실상 금융회사 수준의 규율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급선회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4월 초 주요 거래소와 업계 협의체가 참여한 간담회를 열고, 최근 사고 이후 운영된 긴급 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점검은 약 한 달간 진행됐으며, 이용자 자산 관리, 거래 시스템, 내부통제 체계 등 핵심 영역 전반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거래소들이 가장 기본적인 자산 검증 절차조차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업자는 고객 자산의 장부 기록과 실제 보유량을 하루 단위로만 대조해,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구조였다. 이상 징후 발생 시 거래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 역시 갖추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았고, 외부 검증 결과도 제한적으로만 공개되는 등 공시 체계 역시 형식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 처리 과정에서도 취약점이 드러났다. 특히 이벤트 보상 지급 등 사람이 직접 개입하는 업무에서 오류를 통제할 장치가 부족했다. 일부 거래소는 고위험 거래와 일반 계정을 분리하지 않았고, 사전 계획과 실제 지급 내용을 자동으로 대조하는 시스템도 미흡했다. 승인 절차 역시 단일 인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어 사고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내부통제 측면에서도 문제는 광범위하게 확인됐다. 업계가 자율적으로 마련한 기준은 존재하지만 이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준법감시 기능도 일부 영역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있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대응 계획이나 위험관리 조직 역시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다수였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결과를 단순 운영 미흡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수천만 명에 가까운 이용자가 대규모 자산을 거래소에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수준의 관리 체계로는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제도 개편은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우선 모든 거래소에 대해 수분 단위로 자산 일치 여부를 점검하는 상시 검증 시스템 도입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이상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장치도 함께 마련된다. 외부 검증 주기도 단축되고, 공시 범위 역시 자산 종류별 보유 현황까지 확대된다.

또한 고위험 거래에 대한 관리 기준이 강화된다. 계정 분리, 자동 검증 시스템 구축, 다중 승인 절차 도입 등이 핵심이며, 입력 단계에서 제3자의 교차 확인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인적 오류가 시스템적으로 차단되도록 설계가 바뀔 전망이다. 내부통제 체계 역시 금융회사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표준화된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점검 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점검 결과를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업계 공통의 위험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전담 책임자와 조직을 의무적으로 두는 방향도 검토되고 있다.

향후 일정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는 단기간 내 자율규제 개편을 마무리하고, 전산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향후 입법 과정에도 반영해 제도적 강제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해당 사고와 관련된 개별 거래소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했으며, 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를 마치는 대로 제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저작권자 © 재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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