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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고위험 화학물질로 인한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당국이 현장 대응 강화를 위한 긴급 안전조치에 나섰다. 단순 접촉만으로도 생명을 위협하는 물질 특성상, 대응 지연이 곧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적 위험이 드러나고 있다.
소방청은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유독화학물질 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누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 요령 홍보물을 제작해 전국 관련 사업장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차단하기 위한 ‘현장 즉응 체계’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TMAH는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도 급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맹독성 물질로, 노출 농도와 관계없이 심각한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체내 흡수 속도가 매우 빨라 초기 대응이 수 분만 늦어져도 회복이 어려운 치명적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저농도 노출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험성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교적 낮은 농도의 용액이 누출된 사고에서도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세척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분 내 사망에 이르는 등 대응의 한계가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물질의 위험성이 현장 작업자에게 충분히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부 통증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지연되기 쉽고, 이로 인해 피해가 확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배포되는 홍보물에는 사고 발생 시 즉시 실행해야 할 핵심 대응 절차가 담겼다. 오염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119에 신고하는 것은 물론, 오염된 의복을 제거하고 다량의 물로 신속하게 세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치로 강조된다. 이후 추가적인 제독과 함께 지체 없는 의료기관 이송이 필수 절차로 제시됐다.
당국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현장 교육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해당 지침을 적극 반영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특성상 유해화학물질 사용이 불가피한 만큼, ‘사고 발생 이후 대응’이 아닌 ‘즉각적 차단’ 중심으로 대응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유해화학물질 사고는 초기 대응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느냐에 따라 인명피해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며,“현장 근로자들이 올바른 대응 요령을 숙지해 신속한 제독과 응급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심해영기자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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