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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과 해상 운송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정부가 농업 분야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과 대응에 나섰다. 봄 영농철을 앞두고 자재 수급과 가격 변동이 농가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비료, 농업용 필름, 면세유, 사료, 농약 등 주요 농자재 전반의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부담 완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비료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름까지 공급에는 문제가 없고 가격도 전쟁 이전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시장 불안으로 인한 사재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구매 한도를 설정하고, 적정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병행된다. 특히 가축 분뇨를 활용한 퇴·액비 확대와 표준 시비 체계 정착을 통해 구조적인 과다 사용 관행 개선도 추진된다. 반면 농업용 필름은 가격 불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판매업체를 중심으로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정부는 제조사와 유통망 전반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원자재 확보 상황과 재고, 판매 가격 등을 종합 점검하고, 특정 지역에서 물량 부족이 발생할 경우 농협 조직을 활용해 긴급 공급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설 농가의 부담은 에너지 비용에서 두드러진다. 난방용 면세유 가격이 단기간에 20% 이상 상승하면서 일교차가 큰 봄철 재배 환경에서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가 연동 보조금 신설을 추진하고, 보온 시설과 신재생에너지 설비 지원 예산을 조기 집행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사료 분야는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중장기 불안 요인이 존재한다. 이미 상반기 물량은 확보된 상태지만,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상승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사료 구매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약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원료 대부분이 이미 확보돼 있고, 중동 지역 의존도가 낮아 가격 변동 요인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유통 가격도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식품부 이시혜 농산업혁신정책관은 “봄 영농철은 한해 농사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시기로 농업인에게 현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농업 분야별 현장점검반 운영을 통해 현장의 불안 심리가 수급 문제를 심화시키고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직기자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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