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_right_top
수입식품 안전관리의 기준선이 한 단계 끌어올려졌다. 해외 제조업소가 제출한 서류가 아니라, 현지 생산 현장 그 자체를 통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향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우리나라로 식품을 수출하는 해외 제조업소를 직접 방문해 점검한 결과, 위생 관리 수준이 기준에 미달한 13개국 50개 업체에 대해 수입 중단과 검사 강화 등 행정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총 26개국, 370개 제조업소였다.
현지 실사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한 관리 소홀 수준을 넘어섰다. 작업 공간의 기본적인 밝기 관리부터 위생시설 관리, 제품 검사 절차, 외부 오염을 막기 위한 작업장 밀폐 상태까지 식품 안전의 기초가 무너진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식약처는 평가 결과에 따라 조치를 차등 적용했다. 위생 수준이 명백히 기준 이하로 판단된 업체에 대해서는 즉각 수입을 차단하고, 이미 국내로 들어온 제품에 대해서도 수거와 추가 검사를 병행했다. 개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 업체 역시 행정 지도로 끝내지 않고,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입 제품을 정밀 검사 대상으로 묶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현지 실사를 거부한 업체에 대한 대응이다. 식약처는 점검을 거부한 해외 제조업소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수입 중단 조치를 적용했다. 현장 확인을 거치지 않은 식품은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원칙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점검에는 총 146명의 정부 점검관이 투입됐다. 이들은 단순히 수도권이나 인접 국가에 그치지 않고, 항공 이동만 하루가 넘게 걸리는 지역까지 직접 찾아갔다. 실제로 아프리카 세네갈의 수산물 생산 현장은 국내 실사 이력이 전무했던 곳으로, 현장에서 문제점을 짚고 즉시 개선 지도를 진행했다.
이는 수입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 단계부터 위험 요소를 제거하겠다는 전략적 전환으로 풀이된다. 해외 제조 현장을 사실상 국내 식품안전 관리망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식약처는 가능성이 높은 품목과 업체를 선별해 현지 실사를 강화하고, 해외 생산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이 담보된 식품만이 국내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지현기자
한지현기자
<저작권자 © 재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