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1시간 전 알린다”, 기상청, 재난문자 전국 확대·폭염 예보도 이틀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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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올여름 재난 기상 대응을 대폭 강화한다. 폭우 발생 직전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는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폭염 영향 예보는 기존 하루 전보다 빠른 ‘이틀 전’ 제공으로 앞당긴다. 태풍 강도 표기도 정성적 표현에서 정량적 숫자 체계로 바뀐다. 기상청(청장 장동언)은 5월 15일, 2025년 여름철 방재기상대책을 수립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갈수록 극단적으로 치닫는 여름철 위험기상에 정부 차원의 경고와 대응체계가 한층 정밀해진 셈이다.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기상청의 호우 긴급재난문자 직접 발송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된 점이다. 그간 수도권, 경북권, 전남권에서만 운영되던 이 제도는 기상청이 직접 특정 지역에 40dB 알람과 함께 문자로 경고를 발송하는 방식이다. 발송 기준은 명확하다. 1시간 강수량이 50mm 이상이고, 동시에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이거나, 1시간 강수량이 72mm 이상일 때 즉시 긴급문자가 발송된다. 해당 문자를 받은 시민들은 신속히 대피하거나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유도된다. 실제 이 제도가 도입된 수도권 등에서는 2024년 장마철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가 9차례나 쏟아졌음에도 인명피해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민들 또한 “문자 덕분에 지하실 배수 펌프 가동이나 등교 조정 등 선제 대응이 가능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제도 미운영 지역에서는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졌고, 일부는 사고 발생 20~60분 전 이미 문자 발송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알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5월 15일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 긴급재난문자 제도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폭염 대응도 보다 정교해진다. 지금까지는 폭염 영향예보가 하루 전에만 제공됐지만, 앞으로는 이틀 전부터 예보를 시범 제공한다.

폭염 영향예보는 보건·산업·축산업·농업·수산양식·기타(교통·화재 등) 등 6개 분야에 대해 신호등 체계(관심●, 주의●, 경고●, 위험●)로 위험 수준을 알리고, 대응 요령까지 함께 안내한다. 이번 시범제도는 보건 분야(일반인) 기준 관심 단계 이상이 예상되면, 모레까지의 체감온도를 고려해 예보를 하루 더 앞당겨 제공한다. 이를 통해 관계기관의 대응은 물론, 지역사회와 개인 차원에서도 조기 대비가 가능해진다. 기상청은 “예를 들어, 마을 이장이나 부녀회장이 폭염 취약계층을 미리 살피거나, 농사 일정 및 야외 작업 계획을 조정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염 예보는 기상청 날씨누리, 날씨알리미 앱, 방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은 태풍 강도 체계도 전면 개선한다. 지금까지는 ‘약’, ‘중’, ‘강’, ‘매우 강’, ‘초강력’ 등의 정성적 표현이 쓰여 혼란을 초래해 왔다. 같은 ‘매우 강’이라도 실제 위력이 전혀 달라 일반 국민은 물론 지자체 대응에도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2025년부터 태풍 강도를 ‘강도 1’에서 ‘강도 5’까지 단계적으로 정량화해 명확히 표현할 예정이다. 올해는 시범 운영 기간으로, 기존 강도 체계와 병행해 제공된다.

기상청 장동언 청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위험기상이 일상이 되고 있다”며 “국민 한 분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상정보는 생명과 직결되는 정보다. 국민들께서도 자신과 가족,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데 적극 활용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정직기자